시험2016. 8. 15. 20:48



<서울대학교 수시모집 자기소개서 문항>

1.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1,000자 이내, 띄어쓰기 포함)

2.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 교외 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포함됩니다. (1,500자 이내, 띄어쓰기 포함)

3.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1,000자 이내, 띄어쓰기 포함)

4. 고등학교 재학 기간(또는 최근 3년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여 주십시오.

‘선정 이유’는 각 도서별로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500자 이내로 작성

선정 이유’는 단순한 내용 요약이나 감상이 아니라, 읽게 된 계기, 책에 대한 평가, 자신에게 준 영향을 중심으로 기술

(출처: 서울대학교 홈페이지)



잘은 모르지만 요즈음 입시에서는 한창 자기소개서철일 것 같아서, 짧게나마 글을 남기고자 한다. 길게 잘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시간이 매우 없고 또 입시에서 멀어진 터라 구체적인 정보는 주지 못하겠다. 그렇지만 자기소개서를 쓰는데에는 꼭 지켜야할 원칙들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를 포인트로 알려주고 싶다.


1. 문단을 나누자. 문단은 두괄식으로 쓰자.

간혹 한 문항을 한 문단으로 쓰는 경우도 보았다. 내용상 그렇게 되어야 한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 하지만 읽는 사람 입장에서 애초에 1000자 정도가 한 문단으로 쓰인다면 읽는 도중에 답답해질 것 같다. 그만큼 내용이 구분되지 못한 상태라면 아직 구조를 좀 더 손봐야 할 단계일 가능성도 있다. 

두괄식은 당연하다. 역시 내용 전개상 두괄식이 아니라 '발단' 내지 '동기'를 소개해야 하는 문장이 처음에 놓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용상 두괄식이 못되더라도 전체적인 내용을 어느 정도는 함축하고 암시하며, 임팩트 있는 문장이 쓰여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첫 문장에서 더 읽고 싶게 만드는 두괄식이어야 한다.


2. 1번 문항: 학과 선택과 진로에 연결되어야 한다.

1번 문항을 대체 왜 물어본 걸까? 무슨 공부를 열심히 했는지 단지 그것이 알고 싶은 걸까? 아니다. 지금 네 가지 문항 어디에도 학과나 진로, 목표에 관한 이야기가 없다. 1번 문항에서는 학업과 관련하여 본인의 학과 선택 사유와 추후 진로 목표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프레임워크는 다음과 같다.

① 동기 : 특정한 학업을 위한 노력을 왜 기울이게 되었는가? 어떤 관심사를 가지고 '출발'하였는가? 무엇을 얻고 싶었는가?

② 과정 : 그 노력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하였는가?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남들이 다 쓸만한 시시한 이야기를 늘어놓아봤자 분량만 낭비한다는 사실이다. 아주 특별한 게 아니면 그냥 짧게 끝내버리고 기억할 만한 에피소드를 넣을 수 있으면 좋다.

③ 결과 : 노력의 결과로 얻게 된 성과가 무엇이었나? 단순히 '점수가 올랐다'에 그치지 말고 추상화시켜서 좀 더 높은 차원에서 볼 때 어떤 역량이 증가되었나? 

④ 영향 : 동기, 과정, 결과를 종합하여 볼 때 그 노력은 나를 어떻게 변화시켰나? 내가 지망하는 학과와는 어떻게 연결이 될까? 추후 갖고 싶은 진로에는 어떻게 닿을까?


3. 2번 문항: 다양하되 초점을 잃지 말 것.

교내 활동에서 너무 비슷한 것만 쓰는 것도 좋지 않다. 고등학생은 어쨌거나 고등학생이니까 꼭 전공 공부만 하리란 법은 없다. 2개가 한 방향이라면, 나머지 하나는 다른 영역에서의 활동으로 채워서 이 정도로 versatile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

1번 문항에서의 내용과 겹치는 건 피해야 하겠지만, 전체적인 테마 내지 분위기는 동일해야 좋을 것이다. 역시 활동에서도 위의 프레임워크를 염두에 두되, 기계적으로 적용하지 말고 활동에서 인상깊은 내용을 포인트로 띄워주고, 느낀 점을 인상적으로 묘사할 수 있으면 좋다. 유치하게 '~를 깨달았다'에 그치지 말고 활동의 의미를 스스로 깊게 되새겨보고 어떻게 포장할 지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


4. 3번 문항: 진부해지는 걸 피해라!

대한민국 학교에서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를 실천할 만한 일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 사실 이건 대학교 졸업하고 취업하는 사람들에게도 골치아픈 문항일 것이다. 물론 살면서 동아리, 군대, 학교 생활 등 쓸 만한 사례가 많이 생기겠지만 어딘지 쑥스럽지 않은가? 정작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했던 일들을 이렇게 가져다 붙여야 한다니...

그러나 면접관들이라고 해서 그걸 모를까? 다들 비슷한 내용을 쓸 것이고 노력을 해 보아도 생각보다 참신한 것은 잘 나오질 않는다.

방금 생각해 본 팁은 다음과 같다. 진부해지는 걸 피하기 위해서는 특별해야 하고, 특별하려면 구체적이어야 한다. 고로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중에 하나를 고른 뒤 이를 더 구체화시켜서 사례에 접목시켜서 써줘야 한다. 이를테면 배려라고 해도 약자에 대한 배려가 있을 것이고 잘 모르는 이에 대한 배려가 있을 것이다. 협력도 양자협력인지 다자협력인지에 따라 양태가 다르고 갈등 관리도 방식이 다양하다. 그냥 '배려' '협력' '갈등 관리'라고 쓰지 말고 본인이 '어떤 배려' '어떤 협력' '어떤 갈등 관리'의 실천을 하고 또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면 좋겠다.

이러한 인성적 발달을 충분히 증명하는 동시에, 인성적 발달이 본인의 학과 선택이나 진로와도 어느 정도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면 금상첨화다.


5. 4번 문항: 전공 도서를 쓰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일단 얼마나 답답했으면 '선정 이유'를 어떻게 써야하는지 알려주기까지 했을까? 지원자들이 저기에 책에 대한 감상이니 내용 요약이니를 적어냈기 때문에 굳이 어떤 내용을 쓰라고 일러주신 것이다. 그러나 굳이 알려주지 않았어도 마땅히 저런 내용을 써야한다. 저게 바로 대학에서 원하는 '독후감'에 가깝다.

상대가 책을 모를 수도 있지만 굳이 책 내용을 소개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써야 한다. 예를 들어 신문에 북 리뷰를 쓸 때 이 책이 무슨 내용이라고 다 일일히 나열하지 않고 그냥 기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가. 500자 씩이지만 각각이 하나의 글이라고 생각하고 쓰자.

계기- 평가 - 영향이면 위에서 제시한 프레임워크와 비슷하지 않은가? '도서관에 꽂혀있어서' 같은 게 아니라 '어떤 주제의 어떤 측면에 관심이 있어서' 식으로 계기가 적혀야 할 것이고, '좋았다' '나빴다'가 아니라 '어떠어떠한 관점은 어땠다' '어떤 이론은 어떠어떠하다' '어떤 사건은 어떻게 이해가 된다' 등 본인의 사유를 전개하여 평가를 적어야 한다. 영향은 이러한 평가 단계를 거쳐서 본인이 얻게 된 최종적인 변화다.

전공 도서를 쓰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세 권 중 하나 정도가 전공 도서면, 나머지는 다양하게 선정해보자. 필자 같은 경우 하나는 경제학, 하나는 한국 현대 소설, 하나는 어떤 변호사의 자서전을 택하여 작성했다. 현대 소설에서는 '역사 속의 개인들이 사회와 결코 분리되지 않은 존재'라는 사실을 느꼈다고 적었고, 변호사 자서전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마음가짐'을 배웠다고 적었던 기억이 난다.


6. 기타

~습니다로 끝나는 경어체를 쓰는 게 좋다. 또 여러 사람에게 읽게 하고 코멘트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스스로 읽으면서 많이 고쳐야 한다. 고치면 고칠 수록 좋아진다. 본인도 제출 당일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작성하다가 제출했었다.



시간이 부족해서 30분만에 적은 글이라 많이 부족할 것이다. 양해바란다.

또 여기 쓴 내용은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 아니므로 본인의 판단 하에 이용하길 바라고,

상업적 이용은 절대 엄금한다. 만일 그럴 시 법적 대응할 것이다.

그리고 본인은 이 내용의 활용으로 인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을 것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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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nunsaram